(지난전시) 김성국 사진전 '소나무의 美'

김성국 사진전 「소나무의 美」

 

□ 작업노트

우리 민족에게 소나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이다. 새 생명이 태어나면 생솔가지 꽂은 금줄을 쳐서 탄생을 세상에 알렸고 또 부정한 것의 침입이나 접근을 막아 생명을 보호하였으며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소나무와 더불어 평생을 살다가 생명이 다하면 소나무 관에 육신이 담겨 영생의 길로 들어섰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과 나무가 존재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유독 歲寒三友와 四君子를 사랑했다. 추사 선생 세한도의 松柏이 그랬고 동양화 여백에는 소나무가 美의 중심이었다. 소나무는 절개와 군자, 탈속과 풍류, 인격과 장수를 상징한다.

 

美는 아름다움이라 읽고 해석한다. 우현 고유섭 선생은 그의 저서 「우리의 미술과 공예」에서 우리말 ‘아름다움’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아름’이라는 것은 ‘안다(知)’로서 美의 이해작용을 표상하고, ‘다움’이란 것은 ‘격(格)’즉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아름다움’은 대상의 가치(格)를 알아내는 이해의 작용이라 설명하고 있다. ‘사람다움’이란 인간적 가치 즉 인격을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전시 「소나무의 美」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美의 가치는 숲으로서 생물학적 소나무, 사람과 어울려 함께 공존하는 소나무, 우리의 전통문화와 풍습으로서 소나무, 회화적 표현의 소나무다. 특히 소나무의 格 중에서 질감을 단순하고 숭고하게 표현하기 위해 감도가 높은 필름을 사용하여 대형카메라로 작업한 흑백사진 4점과 천년을 이어온 여명의 빛과 추상이 아닌 생활 속의 美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슬라이드 필름사진 3점을 선택해서 모두 파인아트 인화지로 출력해 각각의 格을 강조했다.

 

전시된 사진 모두에는 난 작은 길이 있다. 그 길을 찾아 조금씩 들어가면 솔방울이 발에 걸리기도 하고, 나지막한 바람에 솔 향이 묻어와 땀을 식혀주기도 하며, 조금 더 들어가면 맹아(萌芽)가 발끝에 걸려 조금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길 끝에 서면 시비(是非)가 사라지고 “구수한 큰 맛”의 美에 이를 것이다.

 

 

한국문화평론가 김성국